24-36개월 언어 폭발기, '말 늦는 아이'도 말문 트이는 부모의 7가지 대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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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월이 지나도 아이가 '엄마 까까' 같은 두 단어 조합을 안 하나요? 혹은 30개월인데 아는 단어만 맴돌고 문장이 늘지 않아 걱정이신가요? 이 시기는 '언어 폭발기'로, 뇌에서 언어 회로가 폭발적으로 연결되는 골든타임입니다. 부모가 어떻게 말을 거느냐에 따라 아이의 언어 능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싼 교재나 장난감이 아닌, 일상 속 7가지 대화 습관으로 아이의 말문을 터주세요.

1. 왜 24-36개월이 '언어 폭발기' 골든타임인가?

24~36개월은 아이가 그동안 스펀지처럼 흡수했던 수많은 '입력(Input)'을 드디어 '출력(Output)'으로 바꾸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단순히 단어 수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두 단어 조합'에서 '세 단어 이상'의 문장으로 확장되고, '이거 뭐야?' 같은 질문을 통해 세상의 원리를 파악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 부모의 역할은 정답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가 말을 더 많이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대화 파트너'가 되는 것입니다.

2. 절대 부담 없는 '하루 15분' 언어 발달 놀이 루틴

하루 15분,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아이와 집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듭니다.

시간 언어발달 놀이 핵심 포인트
5분 그림책 읽기 (한 권) 글자 읽지 말고 그림만 묘사하기. "토끼가 자네", "사과가 빨갛다" (습관 1, 3)
5분 블록 쌓기/역할놀이 아이가 주도하게 하고 부모는 중계하기. "파란 블록 올렸네" (습관 2, 3)
5분 오늘 찍은 사진 보며 대화 "아까 공원에서 뭐했지?" 질문하고 3초 기다리기. 정답 강요 금지. (습관 6, 7)

3. 아이의 문장을 3배로 늘리는 7가지 대화 습관 (예시)

1. 확장 발화 (Expansion): 문장 길이 늘려주기

아이가 한 단어로 말하면, 부모는 두세 단어로 문장을 '확장'해 들려줍니다. 아이의 현재 수준 바로 위의 입력을 제공하여 문장 길이와 어휘 연결을 촉진합니다.

상황 예시 ① (음식)

아이: "빵!"

부모(X): "빵 먹고 싶어?" (질문으로 끝냄)

부모(O): "응, (딸기잼 바른) 빨간 빵이네. 빵 먹자." (확장)

상황 예시 ② (자동차)

아이: "차!"

부모(O): "맞아, 파란색 큰 차가 멈췄네."

2. '질문 중독' 피하기: 선택형과 개방형 질문의 균형

아이를 시험하는 듯한 '이거 뭐야?' 질문(단답형)을 남발하면 아이는 대화에 흥미를 잃습니다. 답하기 쉬운 '선택 질문'으로 참여도를 높이고, '개방형 질문'으로 생각을 끌어내세요.

상황 예시 (간식 시간)

부모(X - 질문 중독): "이거 뭐야? (사과) 무슨 색이야? (빨간색) 맛있어? ..." (아이를 시험함)

부모(O - 선택형): "사과 먹을까? 바나나 먹을까?" (선택 유도)

부모(O - 개방형): "사과가 어떻게 생겼지?" (생각 유도)

3. 평행 언어 (Parallel Talk): 행동 중계하기

아이의 행동을 옆에서 말로 중계합니다. 아이는 자신의 행동과 언어가 연결되는 경험을 하며 서술형 표현(동사)이 풍부해집니다.

상황 예시 (블록 놀이)

부모(O): "○○가 노란 블록을 올렸네. 와, 높아졌다. 이번엔 파란 블록을 찾고 있구나."

Tip: 아이가 놀이에 집중할 때 부담스럽지 않게 라디오 중계하듯 말해주세요.

4. '틀린 말' 지적(X) → '바른 모델링(O)'

아이의 발음이나 문법 오류를 즉시 지적하면 아이는 말하기를 주저하게 됩니다. 의미를 살려 자연스럽게 '수정된 문장'(모델링)을 들려주세요.

상황 예시 (조사 오류)

아이: "나 밥 머거." (조사 생략, 발음 오류)

부모(X): "'먹어'가 아니고 '먹었어'라고 해야지. '밥을'!" (지적)

부모(O): "그랬구나~ ○○가 밥을 맛있게 먹었구나." (자연스러운 모델링)

5. 느린 속도와 명확한 발음

어른들처럼 빨리 말하면 아이는 문장을 단어로 쪼개어 듣기 어렵습니다. 한 문장은 5~7 단어 내외로 끊어서, '느리지만 명확하게' 말해주세요. 시선 맞추기와 손짓(제스처)은 이해를 돕는 강력한 시각 단서입니다.

6. '3초 멈춤'과 기다림의 마법

부모가 질문하고 1초 만에 답을 알려주면 아이는 생각할 기회를 잃습니다. 질문이나 제안을 한 뒤에는 아이의 눈을 보며 최소 3초에서 5초간 조용히 기다려주세요. 이 '멈춤'의 시간이 아이가 스스로 단어를 떠올리는 시간입니다.

상황 예시 (동물 그림)

부모(X): "이거 무슨 동물이야? 모르겠어? 기린이잖아, 기린." (기회 박탈)

부모(O): "이 동물 이름이 뭐였지...? (아이를 바라보며 3초간 기다린다) ... 목이 기~인... (기)..." (힌트 제공)

7. 감정 라벨링 (감정 어휘 늘리기)

아이가 떼를 쓰거나 울 때,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원인을 간단히 연결해 줍니다. 아이는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는 '감정 어휘'(속상해, 화났어, 기뻐)를 습득하며, 문제 행동이 언어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상황 예시 (블록이 무너졌을 때)

부모(X): "울지 마! 다시 만들면 되잖아!" (감정 무시)

부모(O): "아이고, 블록이 무너져서 속상하구나. 깜짝 놀랐어. 그래서 눈물이 났구나." (감정 읽기)

[관련글] 24~36개월 언어 폭발기, 우리 아이 언어 능력을 결정짓는 부모의 대화법



4. '말 늦는 아이' 관찰 체크리스트 (기록법)

아이의 발달 속도는 모두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어제보다 나아지고 있는가'입니다. 아래 항목을 관찰하며 간단히 기록해 보세요.

  • [24개월경] '엄마 맘마', '아빠 빠방' 등 의미 있는 두 단어 조합이 시작되었는가?
  • [30개월경] '엄마, 물 주세요', '이거 큰 차 아니야' 등 세 단어 이상 문장을 말하는가?
  • [공통] 새로운 단어를 따라 말하려는 모방 시도가 늘고 있는가?
  • [공통] '이거 뭐야?' 또는 '왜?' 같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는가?

기록법 예시: (날짜) / (새로 말한 표현) / (상황) / (다음 목표) 10/24 / "아빠 차 빵!" / 창밖을 보며 / "아빠의 노란 차가 빵 했네" (색깔 + 서술어 확장해주기)

5. '언어치료'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5가지 신호 (Red Flags)

발달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아래 신호들이 지속된다면 조기 개입을 위해 전문가(소아과 의사, 언어치료사)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24개월이 지났는데 의미 있는 단어가 10개 미만이거나, 두 단어 조합('엄마 줘')을 전혀 시도하지 않는다.
  • 30개월이 지났는데 '엄마 물 줘' 같은 세 단어 문장을 거의 말하지 못한다.
  • 이름을 여러 번 불러도 반응이 거의 없거나, 눈 맞춤이 극히 어렵다.
  • '휴지 가져와', '신발 신자' 같은 간단한 일상적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 새로운 말을 따라 하려는 모방 시도가 매우 적다.

6. 초보 부모 FAQ (자주 묻는 질문)

Q. 그림책은 어떻게 읽어야 효과적인가요?

글자를 그대로 읽어주는 것보다, 그림을 묘사하는 것이 이 시기에 더 효과적입니다. "토끼가 쿨쿨 자네", "사과가 정말 빨갛다"처럼 아이가 가리키는 것에 반응하며 '확장 발화'(습관 1)를 해주세요. 같은 책을 100번 반복해도 좋습니다. 익숙함은 아이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줍니다.

Q. 스크린 시간 (TV, 스마트폰)은 언어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일방적인 시청(Passive Viewing)은 부모와 아이의 상호작용 시간을 빼앗아 언어 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이 시기 스크린 시간을 하루 1시간 미만으로 권고합니다. 만약 보여준다면, 부모가 곁에서 "뽀로로가 뛰네!", "지금 무슨 색깔 나왔지?"처럼 장면을 설명하고 상호작용(공동 시청)을 유도해야 합니다.

Q. 이중 언어(두 가지 언어)를 함께 노출해도 괜찮을까요?

네, 가능합니다. 단,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는 한국어, 아빠는 영어'처럼 사람(1인 1언어) 또는 '집에서는 한국어, 밖에서는 영어'처럼 상황에 따라 언어를 구분해 들려주는 것이 아이의 혼란을 줄여줍니다. 두 언어 모두 충분한 입력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7. 요약: 오늘부터 실천할 7가지 체크리스트

오늘부터 실천하기

  • 아이 말에 한 단어 더 얹어주기 (확장 발화)
  • '이거 뭐야?' 질문 대신 'A야 B야?' 선택 질문하기
  • 아이 행동을 라디오처럼 중계하기 (평행 언어)
  • 틀린 말 지적 대신, 맞는 문장으로 다시 들려주기 (모델링)
  • 어른보다 1.5배 느리게 말하고, 손짓 사용하기
  • 질문하고 아이 눈 보며 3초 기다리기
  • 아이가 울 때 '속상했구나' 감정 이름 붙여주기

본 글은 가정 내 언어 발달을 위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아이의 발달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가 있다면, 반드시 소아과 의사 또는 언어치료사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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